
“둘째는 키우기 편하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막상 키워보면 단순히 힘이 덜 든다는 의미는 아닐 거예요.
첫째와 둘째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육아를 하는 환경은 매우 다르고, 부모의 심리 상태와 육아 방식 또한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첫째와 둘째 육아의 차이점을 육아의 환경, 부모 감정의 변화, 시간과 에너지의 분배 측면에서 비교해 봅니다. 둘째를 계획 중이거나 이미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께 현실적인 공감과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육아 환경의 변화 – 철저한 준비 vs 실전형 적응
첫째 육아는 모든 부모들에게 '완벽주의'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손꼽아 기다렸던 우리의 첫아기이기에, 출산 전부터 아기 침대, 젖병 소독기, 아기 의류, 체온계 등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만들어 일일이 체크하고 구매하며, SNS와 맘카페에서 ‘출산 준비템’을 검색해 가며 철저하게 준비하죠.
하지만 둘째를 맞이하는 부모는 이미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엄마와 아빠가 첫째 때 사용하던 유모차, 아기띠, 카시트를 그대로 재사용하고, 성별이 같은 경우 옷까지 물려줍니다. 새로 구매하는 것은 기저귀와 분유, 젖병 정도로 최대한 비용을 아낍니다.
또한 첫째 육아 때에는 ‘정리정돈이 잘 된 집’에서 아기 중심의 생활공간을 마련했다면, 둘째 때는 이미 집이 첫째의 장난감과 생활 루틴으로 꽉 차 있어 둘째는 이미 형성된 환경에서 적응하게 됩니다.
처음엔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둘째는 의외로 빠르게 적응하고 오히려 더 독립적으로 자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둘째는 '기성 제품'을 쓰고 있다는 점, 성장해 가는 사진도 덜 찍게 되는 점, 기념행사도 간소해진다는 점에서 부모 스스로 둘째를 소외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의식적으로라도 둘째만을 위한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주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감정의 차이 – 불안한 첫 육아 vs 여유 생긴 둘째 육아
첫째 아이를 처음 안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벅차오름과 동시에, 내가 이 아기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끝까지 좋은 엄마로서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 작은 생명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키워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혹여나 아이가 울면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 걱정되고, 체온을 수시로 재며 불안에 휩싸이기도 했답니다.
둘째 육아는 감정의 밀도보다 방향이 바뀝니다. 경험을 통해 ‘아, 이건 원래 이런 거였지’라며 차분히 대응하게 됩니다. 울음이 어떤 의미인지, 언제쯤 수면 패턴이 바뀌는지, 이유식 거부가 왜 생기는지 등의 경험치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깁니다.
특히 첫째 때는 밤중 수유 한 번에도 긴장해서 잠을 설쳤다면, 둘째 때는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라는 감정적 내성이 생깁니다. 이 점이 둘째 육아를 ‘편하다’고 느끼게 하는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여유와 무심함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둘째는 울어도 ‘좀 이따 보자’ 하며 뒤로 밀리고, 첫째의 돌봄이나 집안일에 밀려 정서적 교감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둘째는 알아서 큰다”는 말이 익숙하지만, 정서적으로는 더 세심한 배려와 관찰이 필요한 시기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3. 시간과 에너지 분배 – 집중형 루틴 vs 다중 분산형 루틴
첫째 육아의 가장 큰 장점은 '온전한 시간'입니다. 하루 24시간이 아이 중심으로 구성되며, 수유, 낮잠, 놀이, 외출 루틴이 정교하게 돌아갑니다. 부모는 아이가 자는 동안 집안일을 하고, 일정한 생활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가 큽니다.
하지만 둘째가 태어나면 시간은 철저히 쪼개지고, 육아는 동시에 여러 일을 해야 하는 ‘멀티태스킹’이 됩니다. 둘째의 수유와 재우기를 하는 동시에 첫째의 등원 준비, 간식 챙기기, 놀아주기, 숙제 확인까지 진행해야 하거든요.
이 과정에서 부모의 체력 소모는 훨씬 큽니다. 많은 부모들이 “첫째 키울 땐 몰랐는데, 둘째 키우며 몸이 진짜 힘들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합니다. 특히 밤중 수유와 낮의 활동이 겹칠 경우 쉬는 시간이 거의 없고, 정신적으로도 쉽게 지치게 됩니다.
하지만 의외의 장점도 있습니다. 둘째는 자연스럽게 첫째와 상호작용하며 사회성을 빨리 배우고, 혼자 노는 법도 빠르게 익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둘째는 덜 돌봐줬지만 더 잘 자랐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단, 이 과정에서도 둘째만의 전용 시간을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이야기하더군요.
첫째(외동) 육아는 '참여형 육아'이고, 둘째를 낳는 순간 '관찰형 육아'가 된다고요.
서로 눈높이가 맞는 형제 또는 자매끼리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노는 모습이 종종 보일 때마다, 둘째 낳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첫째와 둘째 육아는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같은 부모이지만, 육아 환경, 감정의 결, 시간 분배 방식 모두 달라지며 부모로서의 모습도 변화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냐가 아니라, 그 아이에게 내가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가입니다.
둘째 육아에 대한 죄책감이나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첫째 때 얻은 경험과 실수를 통해 우리는 더욱 유연하고 현실적인 부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각 아이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을 균형 있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보육하는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육아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둘째에게도 나만의 진심과 관심을 쏟고 있다면, 이미 잘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하루, 첫째와 둘째 모두를 한 번 더 따뜻하게 바라봐주세요.